雜念...
20201015
annegreen
2020. 10. 15. 16:43
거의 한 달 가량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머릿속도 텅 비어있고, 의욕도 없다.'라고 하기에 가족행사가 꽤 있었네.
시어머님 두 번째 기제사를 지냈고, 추석 차례다과상을 차렸고, 시부모님 모신 용인 추모원을 들르는 김에 용인 시누 형님댁에서 하룻밤 자고 왔다. 친정 조카의 아기(내겐 손녀)가 며칠 머무르고 갔고, 딸아이가 얼떨결에 졸업 전 취직도 했다.
한 달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그러는 사이 청명하고 싸늘한 가을이 왔다. 슬금슬금 아침저녁으로는 초겨울 행세를 한다. 맑은 콧물이 흐르는 계절.
하늘이 깨끗하니 자꾸 빨래가 하고싶어졌다. 여름 이불빨래를 돌려 파란 햇살에 바짝 말려 접어 넣고, 여름옷도 맑게 말려 정리해 둔다. 계절이 오고 간다. 해 둬야 할 일들도 오고 간다.
머릿속은 해야 할 일들로 들썩이고,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몸이 있다.
그런데.... 마음은 쉬이 달궈지지 않고, 아직 돌리지 않는 보일러 탓에 차가운 마룻바닥 같다.
한 줄을 쓰지 못해 며칠 동안 망설이다가 오늘은 한발짝 들여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