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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었다.
잊고 있었다. 내게 천국이란...
누군가와 神과 그가 창조하신 우주를 얘기하다
그녀는 우리가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여 지옥에 갈 것을 매우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천국과 지옥을 걱정하는 그녀에게
나는 神의 부름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생각도 한다. 수많은 의심의 돌다리를 두드리며...
그녀의 얘길 듣다가 난 문득 생각했다.
내가 갈 지도 모를 '지옥'은 어떠할거란 생각은 선명한데...'천국'은 어떤곳일까?
끝모를 고통을 안겨다 줄 그곳,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주었다는 죄로 매일매일 독수리에게 심장을 쪼였던 프로메테우스의
반복되어진 잔인한 육신의 고통이 있을 그곳,
죽어도 죽지 못하는 눈 감을 자유를 박탈 당한 그곳,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어도 너무나 긴 수저로 제 입에 음식을 넣지못하여 메마른 육신을 갖게 될 그곳,
끓어오르는 유황속에 내던져지고, 또 내던져질 처참한 그곳....
그 지옥의 고통은 체득한 경험처럼 내 살갗에 내려앉는다.
더할 고통이지만, 욕망한 죄로 얻었던 애끓을 고통을 짐작할순 있다고 생각해본다.
하지만, '천국'이란 어떤곳일까...
궁금해졌다.
따뜻한 빛으로 가득할 곳,
지지 않은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할 곳, 순수의 상징인 양들이 노닐..보석으로 채워진 곳,
부드러운 푸른 잔디가 몽실몽실 피어난 구름아래 펼쳐진 곳,
지옥의 날카롭게 찢어지는 비명과 아우성에 대비되는 천국에서의 소리는...경쾌하고 나즉한 새소리와
꿀벌소리와 음악소리...일까?
지옥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엔 내소리가 있다. 울부짖는..때로는 비명지르고, 한숨쉬는 내.소.리가 있다.
그럼...천국에선? 나는 사람소리를 상상하기 힘들다.... 그들은 나즈막하고 소곤거리는 소리를, 낮은 웃음소리를
갖고 있다. 그들은 절대 소리 높이지 않는다. 모든 소리는 낮은 울타리를 넘어서지 않는다.
그래서.....난...의심한다.
몽롱한 빛이 흐르는 그곳에서 사람들은 대체 무슨 대화를 할것이며,
아무 욕망없을 마음속엔 타인에 대한 관심도 없을것 같다고 의심한다.
그들은 서로의 눈을 외면할지도 모른다. 촛점없는 그들의 눈을 상상하며 두려워진다.
마냥 발걸음도 두둥실, 행동도 두둥실 할지도 모른다.
두 발을 천국땅에 닿지 않고 걸을것만 같다. 자신을 망각한 채 수천년을 아름다운 그 모습으로 그대로
살아내고만 있을것 같다.
의심이 깊어질수록, 난 下界로 향하고 있다.
지금 내가 죽어 또 살고 싶은 욕망을 안게 되고,
지금 내 몸이 타들어가는 고통이 있어 그 고통이 지나간 그 찰나의 평온함을 갈망하며,
입안에 털어넣을 독약을 바라보며 그 가슴아픈 순간이 있어 삶의 기쁨을 가지게 될 나의 지옥은
내 아래층 한겹의 콘크리트 아래에 존재함을 알아챘다.
내가 열어젖힐 한겹의 맨홀 뚜껑위에 천국이 존재함을 알았던 아홉살적 처럼....
나는 천국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지옥이 선명해졌다.
좌우상하로 움직이는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서 출발한 엄청난 스피드로 올라가....엘리베이터의 문이 촤르륵 열린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별들로 가득한 우주...내게 허락되어진 그곳의 내음은..새벽기차에서 내린 시골역의 겨울향...
이십대 중후반..어느 여름 몹시 아팠던 그날
여름휴가로 텅빈 거실에 홀로 누워있었던 그날
25층 아파트 사이사이로 별들이 빼꼼히 거실을 쳐다보고 있었던 그날
12층 내가 누워있는곳은 거실바닥이 아니었다.
내 아래엔 아무것도 없었다.
12층 높이에 내 몸이 떠 있었을뿐....텅비어 있던 투명세상....
거대한 힘을 가진 그 무엇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끝모를 추락...끝모를 두려움..................
여름 끝자락에서 또다시 난 지옥을, 죽음의 테두리를 핥고 있는 중이다...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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